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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아침부터 비가 오고 습도가 높네요.

by 노후는 숙주나물 2024. 10. 1.

비 오는 아침은 언제나 조금 다른 기분을 안겨줘요. 창밖을 보니 빗방울이 촉촉하게 창문을 타고 흐르고, 공기는 조금 무겁고 눅눅하네요. 마치 세상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이런 날에는 마음도 조금은 느긋해지곤 해요. 평소 같았으면 출근 준비에 분주했을 텐데, 오늘은 왠지 서두르지 않고 차 한 잔을 더 마시고 싶은 날이네요.

사실 저는 비 오는 날을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습도가 높은 건 조금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공기가 맑아지는 느낌이랄까요? 먼지와 미세먼지가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서 한결 상쾌해지거든요. 그리고 땅 위로 퍼지는 흙냄새도 왠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줘요. 세상의 소음이 빗소리에 덮여 잠시나마 고요함을 선물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비 오는 날에는 음악도 좀 더 감성적인 곡을 듣게 되고, 괜히 오래된 책 한 권을 꺼내서 읽고 싶어져요.

 

하지만 오늘은 습도가 유난히 높은 것 같아요. 공기가 무거워서 몸도 마음도 조금은 축 늘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날엔 에어컨보다는 제습기를 돌리는 게 낫더라고요. 공기가 조금이라도 뽀송해지면 기분이 한결 나아져요. 습기가 많으면 머리도 부스스해지고, 옷도 좀 찝찝해지니까요. 그래서 더운 여름 비보다 이런 습한 비가 더 힘들게 느껴지기도 해요.

 

비 오는 날에는 뭐랄까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일상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창밖의 빗소리가 들리면 오늘 하루는 평소와는 다르게 흘러갈 거라는 예감이 들거든요. 오늘 하루도 그런 예감이 들어요. 비록 날씨가 좀 눅눅하지만, 이런 날일수록 오히려 더 좋은 일들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기분 좋은 비 오는 아침을 보내는 방법은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