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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주말에는 방청소를 해야겠어요.

by 노후는 숙주나물 2024. 9. 27.

주말이면 어김없이 밀려오는 생각 중 하나가 방청소예요. 평일에는 바쁘다는 핑계로 여기저기 물건을 쌓아두고, 급하게 정리해야 할 것들을 그냥 지나치게 되죠. 하지만 주말이 오면 마음이 조금씩 달라져요. 한 주를 마무리하면서, 뭔가 정돈된 공간에서 새로운 기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꼭 방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사실 방청소는 언제나 시작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잠깐 머뭇거리다가, 그냥 침대에 드러누워 버릴 때도 많아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청소를 하고 나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 거야’라는 생각을 떠올리면 다시 힘을 내게 돼요. 특히 오랜만에 찾아낸 책이나 예전 사진들을 보면 그 시절 추억들이 떠오르면서 잠시 웃음이 나기도 하니까요.

책상 위에 쌓여있는 종이 더미부터 정리해야겠어요.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모를 서류들, 읽고 쌓아둔 잡지들, 그리고 필요 없는 영수증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네요. 종이들을 한 장씩 살펴보며 중요한 것과 버릴 것을 나누는 과정은 사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하나씩 정리해가면 마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정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다음은 옷장 차례예요. 계절이 바뀌었으니 여름옷과 가을옷을 바꿔 넣어야 해요. 옷장 문을 열자마자 한숨이 나왔어요. 입지 않는 옷들이 가득 쌓여 있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이 옷들을 언제 이렇게 많이 사들였는지 모르겠어요. 한번도 입지 않은 옷들도 꽤 많아서, 이참에 옷장 속을 완전히 뒤집어보려고 해요. 입지 않는 옷은 기부하거나 버리기로 다짐했어요. 옷장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옷을 많이 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인데, 막상 쇼핑할 때는 그 다짐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번에는 정말 신중하게 구매해야겠다고 다짐해 봤어요.

 

그리고 방 구석구석 쌓여 있는 먼지들. 청소를 미루다 보면 작은 먼지가 어느새 모여 큰 먼지 덩어리가 되어 있어요. 아무리 작고 눈에 잘 안 보인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쌓이게 되어 있죠. 청소기를 돌리고, 구석구석 걸레질을 하다 보면 손끝이 찌릿찌릿할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끝나고 나면 뿌듯해져요. 방 안이 말끔해지면 공기마저 달라진 기분이 들고, 청소 후에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시키면 신선한 바람이 들어와서 머리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에요.

 

어쩌면 청소는 단순히 공간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어요.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생각들도 한꺼번에 정리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깨끗한 공간에서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하면 더 좋은 일들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방청소를 열심히 해야겠어요. 사실 청소가 귀찮을 때도 있지만, 하고 나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고, 뭔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니까요. 방이 정리되고 나면 그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할 생각이에요. 그렇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주말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