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국을 만들어 먹었는데 달걀 고명이 맛있었어요.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제법 쌀쌀했어요. 이렇게 추운 날엔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아침 겸 점심으로 간단하게 만두국을 끓여 먹기로 했어요. 냉동실에 있던 만두를 꺼내고, 육수도 미리 준비해 두었던 걸 꺼내서 끓이기 시작했죠.

 

뭐든 만들 때 조금 귀찮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시작하면 또 손이 척척 움직이는 게 신기해요. 일단 육수가 팔팔 끓을 때 만두를 넣었어요. 만두가 둥둥 떠오르는 걸 보니까 괜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만두가 익을 동안 잠시 생각했어요. '오늘은 뭘 좀 더 넣어서 특별하게 만들어볼까?' 그때 문득 달걀 고명이 떠올랐어요. 달걀을 넣으면 국물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맛있어지거든요.

달걀을 하나 꺼내서 작은 그릇에 풀었어요. 젓가락으로 살살 휘저으니 노른자와 흰자가 고루 섞이면서 반질반질해졌어요. 이때 소금을 조금 넣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달걀 본연의 맛을 느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대로 두었어요. 국물이 끓어오를 때 달걀을 살살 풀어 넣으니 하얀 달걀이 국물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거 있죠. 순간 너무 예뻐서 저도 모르게 혼자 '와!' 하고 감탄해버렸네요.

 

달걀이 살짝 익으면서 국물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그 향이 코끝에 은은하게 퍼지는 게 참 좋았어요. 한 입 떠먹어 보니 역시나 딱 제가 원하던 그 맛이었어요. 만두의 쫄깃함 사이로 달걀의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는데, 아, 이래서 사람들이 만두국에 달걀을 넣는구나 싶었어요. 그냥 만두국도 맛있지만, 달걀 고명이 들어가면 확실히 뭔가 더 풍성하고 풍미가 깊어진 느낌이에요.

 

어렸을 때 엄마가 끓여주던 만두국에도 항상 달걀 고명이 있었어요. 엄마는 국물이 끓을 때마다 달걀을 풀어 넣으면서 꼭 “이래야 더 맛있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나요. 내가 직접 만들어보니까 그 작은 달걀 하나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오늘 만두국을 끓이면서 그때 엄마의 정성도 함께 떠올라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다음에 만두국을 끓일 땐 달걀 고명을 좀 더 다양하게 시도해 볼까 해요. 흰자만 넣어보기도 하고,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려 더 고소하게 만들어볼 수도 있고요. 이렇게 조금씩 나만의 만두국 레시피를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오늘은 그냥 평범한 만두국이었지만, 달걀 고명 덕분에 왠지 특별한 한 끼를 먹은 것 같아서 하루가 더 포근해진 느낌이에요.

 

춥고 바람 부는 날, 이렇게 따뜻한 만두국 한 그릇이면 정말 충분한 것 같아요.